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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수출이 끌고 내수가 버티는 회복 국면… 한국 경제의 명암

정부 3.2% 성장률 전망, 수출 회복 시나리오에 무게..그래도 전통산업 부진… K자형 회복 우려

기사 등록 2025-12-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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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가 내년에는 회복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그 회복은 수출 중심, 특정 산업 중심, 계층 간 불균형이라는 명확한 한계를 안고 있다. 사진 수출전선에 우리 근로자들, 인공지능 이미지
[이슈데일리 김은현기자] 한국 경제가 저점을 통과해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하지만 그 회복의 속도와 질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하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3.2%로 제시하며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민간 연구기관들은 2%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어 시각차 또한 크다.

▲공격적 성장률 전망, 수출이 변수.

정부의 3.2% 성장률 전망은 민간 연구기관과 국제기구 예측치(평균 2.55%)를 0.6%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치다. 경제 전문가들은 수출 증가율 가정이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수출 증가율이 3%포인트만 달라져도 성장률은 1%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전망이 근거 없는 낙관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설비 투자,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맞물릴 경우 수출 반등 폭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사이클 회복은 정부 전망의 가장 중요한 버팀목으로 꼽힌다.

▲ '완만한 회복' 가리켜.

최근 발표된 실물 지표들은 한국 경제가 침체가 아닌 회복 초입에 있다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고, 민간소비, 설비투자·수출이 모두 성장에 기여했다.

수출 흐름은 더욱 뚜렷한 개선세를 보인다.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 이상 증가했고, 반도체 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석유화학·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여전히 부진해 회복이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소비 역시 회복 조짐이 감지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선(100)을 넘어섰고, 여행, 외식 같은 선택 소비는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반면 식료품 등 필수 소비 부담은 여전해 체감경기가 계층별로 엇갈리고 있다.

▲재정은 여력 있지만, 통화 정책은 신중.

재정 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과장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현 재정 지출은 위기 대응 성격이 강하고, GDP 대비 지출 규모도 과거 외환위기 수준에 미치지 않는다. 더욱이 디지털,그린 전환 등 생산적 투자에 집중되고 있어 중장기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통화정책은 다르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식료품·서비스 중심의 근원물가는 여전히 높다. 여기에 가계부채, 부동산 가격 변동성, 기대 인플레이션이 겹치며 금리 인하 속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보수적·점진적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널뛰는 환율 가장 큰 위기다. 환율을 어떻게 통제하느냐는 내년 상반기 최대 이슈다.

▲ 'K자형 회복'이 점점 현신화되는 현실.

현재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것은 외환이나 금융 시스템 불안이 아니라 회복의 불균형이다. 반도체·AI 등 일부 산업만 성장하고 전통 산업과 취약계층은 뒤처지는 K자형 회복 구조는 정책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게다가 등 짧고 강하게 몰아치는 '내재적 위험'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광의통화 증가 속도가 빠르고 단기 자금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부동산·금융시장 불안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지만, 자산시장 불균형 리스크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회복의 질 관리가 관건.

한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점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그 회복은 수출 중심, 특정 산업 중심, 계층 간 불균형이라는 명확한 한계를 안고 있다. 정부의 3.2% 성장률 전망은 달성 가능성이 있지만 전제 조건은 까다롭다.

전문가들은 "지금 필요한 것은 과도한 낙관도, 위기론도 아니다"며 "회복의 질을 관리하는 정책 역량이 한국 경제의 다음 단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현기자 silvering33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