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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박보검, 사람과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남자친구'

기사 등록 2019-02-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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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은비 기자
[이슈데일리 오서린기자]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여자와 평범한 남자의 만남과 ‘썸’, 그리고 사랑까지 운명 같은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남자친구’가 16부작으로 종영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설렘을 선사했던 ‘남자친구’ 박보검과 만나 작품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남자친구’ 종영 후 만난 박보검은 홀가분하면서도 아쉬움이 남은 얼굴이었다. 아직 김진혁을 떠나보내고 있는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함께 했던 ‘남자친구’의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니까 실감이 나네요. ‘진혁이를 이렇게 생각했었지’, ‘이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했었지’ 하고 생각하니까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나요. 진혁이도 아마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 않을까요? (웃음)”

박보검은 지난 2016년 여름, 배우 김유정과 함께 청량함 가득한 궁중 로맨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2년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2년 동안 학업에 집중했던 그가 복귀작으로 ‘남자친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김진혁이었다.

“진혁이라는 인물의 설정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어요. 매사에 긍정적이고 본받고 싶은 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물질이 많고 적고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게 아니라 가치를 느끼는 친구인 것 같아서 좋았어요. 사랑에는 솔직하게 표현하고 진취적이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기 때문에 남을 사랑할 줄 알았던 친구인 것 같습니다.”

처음 김진혁이라는 인물에 이끌려 선택한 ‘남자친구’는 이 드라마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었다. 캐스팅 후 대본을 받은 순간부터 박보검은 빠져들 듯 읽었다고 말하며 처음 작품을 만났던 그 순간을 회상했다. 캐릭터의 설정부터 작품성까지 그에게는 모든 게 매력적인 ‘남자친구’ 였다.

“처음 캐스팅되고 대본을 받았을 때 1회부터 4회까지 봤었어요. 보는데 굉장히 재밌고 신선했었죠. 그 전에 드라마에서 비추어지지 않았던 캐릭터 설정이었고 그러다 보니 더 매력적이었고 잘하고 싶었고 잘 해내고 싶었어요. 김진혁이라는 인물을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서 연기하려고 한 것 같아요. 누구나 작품을 처음 들어가기에 앞서 걱정되고 설레면서도 부담감 있는 건 다 같은 마음인 것 같아요. 그 마음이 너무 깊고 크다 보면 연기하는데 있어 자신감도 없어지고 확신이 안 선다는 걸 알아서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임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고 여행하는 내내 손에 늘 들고 다닌 책, 직접 쓴 손편지까지 김진혁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보여주는 ‘문학청년’이었다. 특히 부모님께 늘 착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의 모습부터 동화호텔에 취업 후 신입 사원으로서 예의 바르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까지 많은 이들이 보기에 김진혁은 박보검과 닮은 모습이 많은 캐릭터였다.

“제 실제 성격이 진혁이랑 유사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다른 점도 확실하게 있어요. 일단 진혁이랑 다르게 저 같은 경우에는 낯선 곳에서 사람을 만날 것 같지는 않아요. 진혁이는 사랑하는데 있어서 표현하는 게 솔직하고 거침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표현한다면 저는 약간 망설이는 부분도 있고 조심스럽지만 표현을 안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진혁이처럼 확고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박보검은 김진혁에게 배운 점이 많았다며 자신이 연기했던 캐릭터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또 그만큼 김진혁을 연기하며 배우로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며 그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진혁이에게 가장 본받고 싶은 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을 통해서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에요. 남의 이야기를 먼저 경청할 줄 아는 자세,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이해력과 포용력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다 보니 남을 사랑하는 마음도 커지게 되는 것 같아요. ‘남자친구’라는 제목에서 오는 힘도 컸다고 생각해요. 차수현 대표의 입장에서는 남자친구라는 존재가 쉽게 가질 수 없는 평범하지만 그렇지 않은 존재잖아요. 그런 인물인 진혁이를 만나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겪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도 좋았고. 좀 더 많이 그려졌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가족들의 이야기를 좀 더 풀어나가면 서로의 가족이 생각하는 그림이 대조적으로 비춰져서 거기서도 던져질 수 있는 메시지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래도 진혁이를 만나 행복했어요.”

▲ 사진=박은비 기자
방송 후 ‘남자친구’ 속 김진혁은 등장부터 청량한 매력이 가득한 ‘청포도’ 같은 남자였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쿠바로 배낭여행을 온 그의 첫 모습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20대 청춘이었다. 하지만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차수현과의 관계와 동화호텔 입사 후에는 그저 순수하기만 했던 김진혁이 아닌 어른스럽고 남자다운 김진혁으로 성장해갔다. 이런 김진혁의 모습을 소화하기 위해 박보검은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4회까지는 수현이와의 이야기가 깊지 않았어요. 사랑하는 감정도 그랬고요. 감독님과 진혁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함에 있어서 청포도 같다는 표현처럼 싱그럽고 청춘의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청년이었거든요. 근데 수현을 만나고 감정을 표현함에 있어서 성숙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진정한 남자로서 어른으로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 연기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보시는 분들마다 다르게 생각하실 수 있으니까요. 제가 봤을 때 진혁이를 표현할 때 매 순간 매시간, 장면마다 최선을 다한 것 같아요. 첫 회와 마지막 회의 진혁이를 보시면 다른 모습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남자친구’ 속 김진혁이 더욱 매력 있었던 이유는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 등장했던 20대 청년과 다른 아날로그적 표현법이었다. 때로는 ‘오글거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로맨틱하고 간질간질한 고백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던 김진혁은 ‘남자친구’에 등장한 캐릭터 중 많은 명대사와 명장면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자기 감정에 있어서 솔직하게 표현하는 친구이다 보니 보고 싶어서 왔다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가슴 깊게 다가왔었거든요. 차수현 대표님과 라면 먹으러 가자고 당당하게 얘기했을 때 모습도 멋있었고요. 저돌적인 사랑의 표현이라고 하실 정도로 그런 모습들이 멋있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 것 중에 하나가 진혁이의 대사가 감성적이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진혁이만의 표현법이라 생각해요. 프로포즈할 때도, 필름통에 반지를 넣는 것도 진혁이다웠고 색달랐어요.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해주고 생각해주는 게 멋있었어요. 수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자체가 멋있게 다가온 것 같아요.”

김진혁은 극 중 아버지의 과일 가게 일부터 배낭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동화호텔 입사 전 다양한 경험을 했던 인물이었다. 또 차수현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그만의 애정 표현까지 박보검은 자신이 생각하는 김진혁과 다른 점에 대해 “음악적 재능이 더 많은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진혁이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저보다 사회적 경험은 더 많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진혁이한테 배울 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진혁이보다는 재능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음악적 재능이나 가무?(웃음) 진혁이가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는 박보검과 김진혁의 경계가 있었는데 좀 힘들었어요. 못 부르려고 한 것도 아니고 애매한 걸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는 주연 배우들의 캐스팅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배우 송중기와 결혼 후 브라운관에 복귀한 배우 송혜교와 2년 만에 새 작품으로 돌아온 박보검의 만남은 비주얼부터 연기력까지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박보검은 함께 호흡을 맞춘 송혜교에 대해 “너무 감사드린다”며 입을 열었다.

“선배님이 너무나도 차수현이라는 인물을 생생하게 활자 이상으로 표현해주셔서 저도 김진혁에 확실히 몰입할 수 있었어요. 선배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대본 읽을 때마다 송혜교 선배님의 목소리가 들리고 톤이 들렸어요. 다른 선배님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눈을 보고 연기할 때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촬영장에서는 감독님 디렉션을 가장 많이 따랐어요. 어떻게 보면 부족하기도 하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보니 ‘제가 잘하고 있는건가요?’ 많이 여쭤봤는데 그때마다 친절하게 가르쳐주셔서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사진=박은비 기자
학업에 집중했던 지난 2년은 인간 박보검에게는 바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만 배우 박보검으로서는 긴 공백기를 가졌었다. 무사히 졸업을 하고 ‘남자친구’로 다시 배우로서의 활동을 시작한만큼 그에게 이번 작품은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줬다.

“아무래도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깨달은 게 하나가 내 옆의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시간의 소중함도 알게 됐어요. 이렇게 인터뷰하는 시간도 귀중하다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과의 시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올해는 나의 시간도 알차게 귀중하게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남자친구’는 박보검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공백기 후 복귀할 수 있었던 드라마로 그에게 데뷔 초로 돌아간 듯 초심을 찾게 해줬다. ‘남자친구’를 시작으로 박보검은 앞으로의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깨닫게 해준 작품이다보니 ‘남자친구’를 시작으로 더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혁이처럼 긍정적으로 살아가면서 내 시간을 소중하게 할 수 있는 작품을 찾을 것 같아요. 2018년이 저한테 너무 순식간에 지나갔어요.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는게 크게 느껴져요. 졸업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작년이더라고요.(웃음) 시간을 잘 써야겠다 생각합니다.”

‘남자친구’는 2019년이 시작된 뒤 끝났지만 박보검의 2019년은 이제 막 시작됐다. 올 한해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묻자 그는 고민 없이 다양한 목표들을 털어놓으며 눈을 빛냈다.

“저는 올해 개인적인 바람은 영화로 모습을 담기고 싶어요. 저의 하루의 일과, 혹은 하루의 스케줄이나 소소한 일상을 직접 편집해서 저만의 계정에서 팬분들과 교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물속에서 하는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도 취득하고 싶고 외국어 공부도 틈틈이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운동도 꾸준히 하려고 해요. 원래 수영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수영장 한 번 갔다가 어르신 분들이 샤워할 때 알아봐 주셔서 그때 이후로 쑥스러워서 잘 못 가겠어요.(웃음)”

박보검은 ‘남자친구’ 종영 후에도 많은 스케줄이 있지만 아직 차기작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올해로 벌써 데뷔 8년 차, 하고 싶은 일과 목표하는 바가 있는 그는 배우로서의 행보와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첫 작품이다보니 예전의 첫 마음인 것 같아요. 어떤 역이든 주시면 잘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현대극의 첫 멜로다보니 지금보다 진혁이보다 감정이 더 풍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에 따른 공부도 필요하다보니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아마 4월까지는 아시아 투어 팬미팅으로 팬분들과 많이 만날 준비로 바쁠 것 같아요. 늦지 않게 차기작을 하고 싶습니다.”

오서린기자 dgill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