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인터뷰] ‘백일의 낭군님’ 남지현 “30대엔 선과 악이 공존한 배우였으면”

기사 등록 2018-11-05 10:42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말 그대로 ‘잘 자라준 아역배우’다. 성인 연기자로 훌륭히 자리매김한 남지현. 극의 서사를 훌륭히 이끌며 진가를 발휘한 그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에서 홍심 역으로 열연한 남지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백일의 낭군님’은 전대미문 세자 실종 사건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로맨스 픽션. 죽은 줄만 알았던 세자가 다시 살아 궁으로 돌아오기까지 100일의 과정을 그린다.

남지현이 맡은 홍심은 어려서부터 남다른 총명함을 지녀 조선 최초의 흥신소인 해결완방을 운영 중인 인물이다. 사전 제작으로 진행됐던 터라 남지현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종방연 때 마지막 방송을 팀과 같이 볼 것 같은데 그때 실감하지 않을까 싶다. 되게 많이 아쉬울 것 같다. 여름동안 고생을 많이 했는데 결과가 너무 좋게 나와 고생한 걸 다 돌려받은 느낌이다. 감사하고 행복하며 뿌듯한 작품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백일의 낭군님’은 첫 방송 5%대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해 14회 12.6%라는 tvN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또 지상파 포함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으며, 드라마 부분 TV화제성 1위를 차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기도. 남지현은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사랑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이게 현실인가 꿈인가 할 정도로 다들 놀라고 행복해했다”라고 전했다.

▲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첫 사극 로맨스에 도전한 남지현. 그는 한층 더 능청스럽고 깊어진 연기로 보는 이들의 감성까지 차오르게 만들며 공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사전 제작 드라마였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은 없었을까.

“피드백을 받고 모니터링을 하면서 찍을 수 없다는 게 고민이 되는 지점이었어요. 제 모습을 확인하면서 찍을 수 없고, 한 번하면 끝이잖아요. 어느 정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아쉬운 점은 개인적으로 많았어요. 사전제작이 처음이니까 생겼던 부분인 것 같아요. 이 작품을 바탕으로 다른 사전 제작 작품을 하게 된다면 아쉬웠던 점들을 상기해서 보완할 수 있게 노력할 것 같아요.”

남지현은 도경수와 티격태격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설렘을 유발했다. 특히 9회에서는 고대하던 이율과 홍심의 첫 키스신이 그려지면서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도경수와 로맨스, 그리고 키스신을 선보인 소감을 묻자 남지현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찍을 땐 감독님과 경수 오빠와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첫 번째 키스신은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부담감은 없었어요. 현장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셨거든요. 방송을 봤는데 생각보다 그 장면이 오래 보여 졌어요. 감독님에게 물어보니 원득이와 홍심이가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이고, 예쁘게 담고 싶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잘 나온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로맨스 호흡도 잘 맞았어요. 나이도 비슷하기도 하고 대사를 많이 맞춰봤죠. 리허설 말고도 쉬는 시간 틈틈이 대사를 맞춰보면서 친구처럼 편안하게 잘 했어요. 경수 오빠의 작품을 여러 가지 봤어요. 매 순간 진지하게 임하시더라고요. 스케줄이 바쁜데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타고난, 가지고 있는 무가기 숨겨져 있는 걸 느꼈어요.”

남지현은 지난 2004년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를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한 후 ‘자이언트’ ‘무사 백동수’ ‘아름다운 그대에게’ ‘가족끼리 왜 이래’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이후 ‘쇼핑왕 루이’ ‘수상한 파트너’, 그리고 ‘백일의 낭군님’까지 주연배우로서 입지를 굳힌 남지현은 주변에서 달라진 인기를 실감했다.

“엄마의 지인들이 너무 재밌다고 하셨어요. 가족끼리 보는 분들도 많다고 하셨죠. 또 카페 같은 곳에 가면 직원분이 음료수를 주시면서 ‘드라마 잘 보고 있어요’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죠. 밥 먹으러 가면 어머님들이 드라마 나오는 그 아가씨 아니냐고 물어봐주시는데 약간 신기했어요. 다양한 분들이 저를 알아봐주시니까.”

▲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촬영장 밖의 남지현은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아직 대학생 신분인 그는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면서 뒤따른 고충은 없었을까.

“어렸을 때부터 병행했더니 부담되거나 그러진 않아요. 10대 때만 해도 학교 다닐 땐 학교를 다니고, 방학 땐 일하고 했으니까요. 대학교는 휴학이라는 걸 쓸 수 있잖아요. 작품이랑 학기가 겹치면 조율하면 되니까. 학교로 돌아가는 게 부담되거나 겁나진 않아요.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에서 남지현은 성숙함과 의젓함을 엿볼 수 있었다. 한마디, 한마디 마다 진중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그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할까. 보통 아역배우들은 성인연기자로 접어들면서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나 남지현은 예외인 듯 했다.

“‘잘 자라준 아역배우’라는 말이 부담감을 느끼거나 그럴 줄 알았는데 스무 살로 넘어오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라고 생각했어요.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오면서 비슷한 점도 많지만 굉장히 많이 바뀌는 것도 있었죠. 특히 한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스무 살이 돼서 한 작품이 ‘가족끼리 왜이래’예요. 선생님,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셨는데 그분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죠. 8개월 정도 촬영했는데 ‘긴 호흡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성공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어요. 이 작품, 최선을 다해서 끝내자. 최대한 즐겁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니까 결과에 대한 부담감도 내려놓을 수 있었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그때그때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잘 찾아가고 있는 남지현. 그는 앞으로도 도전을 이어갈 생각이다. 10년 후 다양한 얼굴로 역할을 소화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되지 않는가.

“차기작이 정해지진 않았어요. 방송 끝나고 한 달 쯤 지나야 구체적인 다음 작품이 생길 것 같아요. 밝고 명랑하고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했잖아요. 진지하고 어떻게 보면 어두울 수 있는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하다보니까 로코도 많이 했는데 통통 튀는 분위기가 아닌 작품들도 해보고 싶어요. 그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10년 후 30대 중반엔 선과 악이 공존하는 느낌의 사람이지 않을까요.”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