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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귓속말' 이상윤 "이제는 '자아찾기'에 집중하고 싶어요"

기사 등록 2017-06-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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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제이와이드 컴퍼니
[이슈데일리 박수정기자]"작품을 연달아 하면서 저만의 시간을 충분히 못 가졌던 것 같아요. 이제는 자아찾기'에 가장 집중하고 싶어요."

데뷔 11년차 배우 이상윤에게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최근 이상윤은 KBS2 드라마 '공항가는는길'(2016)부터 tvN예능프로그램 '버저비터',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귓속말'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열일모드'로 시청자들과 꾸준히 만난 이상윤을 최근 본지는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귓속말'은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인생과 목숨을 건 사랑을 통해 법비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극중 이상윤은 서울지방법원 판사 출신의 변호사 이동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동준은 신념을 지닌 판사였지만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신념과 어긋나는 선택을 한다. 그는 그로 인해 겉잡을 수 없는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연기해야하는 신들이 무겁고 신경을 써야하는 장면들이 많았어요. 항상 긴장된 상황들을 연기를 해야했죠. 손에 꼽을 정도로 숨을 편하게 쉴 수 있는 신들을 촬영했던 것 같아요. 촬영 내내 늘 기 싸움을 하고 신경전을 펼쳤죠. 이동준이란 인물은 모든 인물들과 만나요. 그 중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인물은 엄마 밖에 없었어요. 모든 인물들과 부딪히다 보니깐 힘들었어요. 여러 사건들에 연관되어 있어서 늘 그 복잡한 상황 속에서 죽지 않으려 발버둥쳤죠. 이동준과 적대적인 인물들이 한마디씩 내뱉고 가버리는 데, 그걸 가까스로 버텨내야 행ㅆ어요. 감정 소모가 굉장히 심했죠. 무거운 힘들이 나를 누르는 느낌이었어요."

시행착오 끝에 이상윤은 자신만의 '이동준'을 그려냈다. '귓속말'을 통해 이상윤은 이전에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자신의 필모그라피의 새로운 한획을 그었다.

"다른 이미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계속 그런 느낌의 연기만 하면 그 사람은 그런 역할만 하게 되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다음번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려고 해요."

▲ 사진 = 제이와이드 컴퍼니

'귓속말'은 '펀치'의 이명우 PD와 박경수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번 작품 역시 박작가의 스토리는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었다. 반전의 반전이 거듭됐다. 박작가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이상윤은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작가님의 대본은 사건을 중심으로 긴장감 있고 힘있게 몰아쳐가는 느낌이에요. 그 전에 했던 작품들은 멜로가 주가 되는 작품이라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사건에 집중을 해야해서 전체적 흐름 속에서 상황들을 해석했어야 했죠. 그런 부분들을 찾아가는 데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전개는 전체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템포가 많이 빨랐던 것 같아요. 상황의 진척 없이 계속 한꺼번에 밀려왔어요. 처음엔 작가님의 사건의 진행 방식을 잘 몰랐기 때문에 소화하는 게 어려웠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지 점차 알게 됐고, 쌓여있다가 한방을 날릴 때 시원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극 초반 사건의 중심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동준을 보고 시청자들은 '고구마 캐릭터'라며 답답해 하기도 했다. 이상윤은 "연기하면서 스스로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며 "모두가 돌아가면서 자꾸 이동준을 떄리는 느낌이었다. 하루 종일 촬영을 하고 나면 답답함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상윤은 다소 지쳐보였다. 감정소모가 큰 캐릭터를 연달아 맡은 이상윤에겐 '환기'가 필요해보였다. 이상윤은 "'공항가는길'도 그렇고, 좀 무거운 톤으로 연기를 했다"며 "다음 작품은 좀 더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만큼 이상윤에게 '귓속말'은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인터뷰 내내 이상윤은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거듭 말했다.

"이제껏 연기 공부는 잘 안했었거든요. '내 삶을 충실하게 사는 것이 연기 공부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쌓아둔 여러것들이 많이 고갈된 기분이에요. 지금 제가 갖고 있는 양으론 한 작품을 끌고 가는 게 힘든 것 같아요. 이제는 정신 좀 차리고 여러 작품들을 많이 챙겨보고, 연기 공부를 제대로 해볼 예정이에요."

▲ 사진 = 제이와이드 컴퍼니

데뷔때부터 지금까지 이상윤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했다. 흔들림 없이 차곡차곡 자신만의 필모그라피를 쌓은 이상윤은 "열심히 달려온 것 같다"라고 스스로를 평하며 자긍심을 드러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달려왔어요. 감사하게도 기회를 많이 얻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죠. 물론 잘 못 살린 경우도 있었지만 후회가 남는 작품은 없어요. 스스로에게 부끄럽거나 노력을 하지 않았던 순간도 없고요."

이상윤의 10년 후는 어떨까. 그는 자신의 내공을 믿는 배우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10년, 20년, 30년 후에도 배우로서 이상윤은 지금처럼 거침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들을 차곡차곡 풀어나가고 있을 것이다.

"연기는 계속 하고 싶어요. 천직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가 연기자라는 직업에 아주 잘 맞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연기자로서 살아가는 게 좋아요. 앞으로도 작품을 계속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끊임없이 '부름'을 받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이 사람 나오면 좋지', '이 사람과 작업을 해보고 싶어'라는 평을 듣고 싶어요. 그런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꾸준히 어떤 장르이든 어떤 역할이든 작품을 하고 싶어요."

박수정기자 side9165@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