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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특별시민’, ‘날 것’의 리얼리티를 지닌 드라마

기사 등록 2017-04-1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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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특별시민'스틸컷
[이슈데일리 안은진기자]영화 ‘특별시민’이 정치 현실과 선거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함과 동시에 밀도 있는 심리묘사와 상징적·감각적 연출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TV를 켜면 대선 후보와 유세에 대한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탄핵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부정부패가 밝혀지며 관련 영화들이 스크린에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다른 영화들과는 차별성을 지녀 눈여겨 볼만하다. 바로 이 작품은 정치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인간의 뿌리 깊은 욕망인 권력욕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것.

선거유세가 펼쳐지는 정치판에서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 참모인 심혁수(곽도원), 정치부 기자 정제이(문소리), 후보 양진주(라미란), 청년혁신위원장 박경(심은경) 등이 얼키고 설키면서 어지러운 갈등양상을 보인다.

▲ 사진='특별시민'스틸컷

이 상황 속에서 선거의 승패와 지지율의 변화에 따라 인물들은 일희일비를 거듭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일도 비일비재. 단순히 선거를 게임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정치패권을 둘러싼 이들이 짊어진 무게가 무겁다. 정치인에게 권력을 잃는 것은 죽음과도 같다. 이들의 권력욕은 생존본능에 발을 디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과 함께하는 감정은 전우애와 감내해야 하는 일말의 아픔들이다. 이들은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하나, 정작 아무도 믿지 못하는 고독함을 지닌다.

우리가 현실에서 보는 것은 이미지 메이킹된 정치인의 모습이다. ‘특별시민’에서는 정치인의 사생활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들도 가까운 사람과 있을 때는 가면을 벗는다. 선거가 사람을 평가하는 자리인 만큼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대중들에게 관심의 대상이자 향후 그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매순간이 긴장감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인간이기 때문에 나약하고 그러기에 비열할 수밖에 없으며 그 모든 감정을 묻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이 작품에 포착돼있다.

▲ 사진='특별시민'스틸컷

특히 이러한 점은 대사와 감각적, 상징적 연출을 통해서 한층 더 생생하게 드러난다. 문소리는 극 중에서 “정치꾼들한테서는 아주 지독한 냄새가 나거든”이라며 그것을 두고 비린내가 난다고 한다. 비린내는 비정한 정치 생태계의 현실을 피부에 와 닿게 드러낸다.

이 작품의 식사 장면에는 주로 고기가 나온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들이 살인사건의 불안 속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장면과도 비교가 된다. ‘살인의 추억’에서는 고기의 살점이 타들어가는 소리를 통해서 ‘살인’행위의 원시성과 그로 인한 불안감 등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이와 달리 ‘특별시민’에서는 고기를 먹는 행위가 ‘비리다’는 표현과 닿아있다. 산 생선을 뼈째 집어삼키는 인간의 식욕이 이들의 권력욕과 오버랩 된다.

또 한국과 미국을 비롯 다수의 선거사례를 수집하고 취재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와 장소 로케이션, 색감 등의 고려로 이 작품은 현실보다 생생한 리얼리티를 획득한다. 이는 인간 입체적 감정을 표현해낸 심도 높은 드라마인 것.

한편 ‘특별시민’은 26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30분. 전국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안은진기자 dksdmswls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