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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 이종석 감독이 밝힌 ‘협상’을 봐야하는 네 가지 이유 (종합)

기사 등록 2018-09-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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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관희 사진기자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한국영화 사상 최초다. 여기에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배우들의 연기는 가히 압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사극 장르가 주를 이룬 추석 극장가, ‘협상’은 유일한 범죄 오락을 소재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용산 CGV에서는 영화 ‘협상’(이종석 감독)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언론배급시사회에는 이종석 감독, 배우 손예진, 현빈 등이 참석했다.

‘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현빈 분)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손예진 분)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다.

손예진은 극중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사건을 해결해내는 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 소속 협상전문가 하채윤 역을 맡았다. 현빈은 사상 최악의 인질범 민태구 역을 맡아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흥행퀸’과 ‘흥행킹’의 만남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오로지 모니터를 통해 서로를 마주하며 연기를 펼친다. 배우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눈빛, 대사, 호흡 등을 공유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사람의 연기는 더욱 빛난다. 실제 협상가와 인질범의 대결을 방불케 하는 놀라운 집중력과 소화력을 자랑했기 때문.

촬영하면서 고충은 없었냐는 질문에 현빈은 “이원촬영이라는 생소한 촬영 방법 이야기를 듣고 기대와 걱정이 있었다. 한 번도 촬영한 적 없었기 때문”이라며 “처음에는 낯섦이 컸다. 작은 모니터만 보고 상대 배우의 숨소리, 움직임, 대사, 시선처리, 인이어를 통해 했어야 해서 낯설었다. 촬영을 하면서 익숙해지더라.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흐름상 가장 잘 선택된 촬영방법이었다. 익숙해지면서 손예진 씨가 하는 연기, 호흡, 눈빛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처음에는 작은 모니터를 보고 하니까 1인극을 하고 있나라는 느낌도 들었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재밌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예진 역시 “저도 현빈씨가 말한 것과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제한된 공간, 세트장 안에서 상대배우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모니터로만 연기한다는 건 손발이 묶인 느낌이다. 감정 표현에서도 몸을 쓰지 않고 클로즈, 바스트 샷으로 표현했어야 했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감정이 점점 올라가는 상황이었다. 대사로만 주고 받아야하는 상황인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 모든 상황이 현실 같은 느낌도 들었다. 저는 인질을 구해야만 하고 민태구의 의도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세트장 들어가기까지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다. 이원촬영이 생소하고 처음이었지만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전했다.

▲ 사진=박관희 사진기자
‘협상’에서 가장 중점을 둔 공간은 하채윤이 민태구와 모니터를 통해 팽팽한 맞대결을 펼치는 상황실, 민태구의 인질창고, 권력의 최상위층에 있는 인물들의 공간 VIP실이다. 이종석 감독은 ”연출하는 사람에겐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한정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끌어가야 했다. 미술적으로 많이 구현했다. 상황실, 민태구의 공간, VIP실이 각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상황실은 블루톤으로 가돼 유리벽으로 만들었다. 착한사람들이 있는 공간이지만 서로 눈치를 보고 경계해야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라며 ”태구는 따뜻한 빨간색으로 만들어서 포근한 느낌을 줬다. VIP실은 그 색들을 섞어 만들었다. 카메라가 보통 아래 위에서 7~8대가 돌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빈씨에게 죄송한 말이지만 한 번 찍으면 연극처럼 길게 갔다. 이원촬영의 효과를 봤다. 배우들이 이게 현실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실제처럼 연기하도록 의도했는데 의도가 먹힌 것 같다. 중간 중간에 특수 부대의 움직임으로 시간의 흐름을 보여줬다. 조명이나 앵글 등이 조금씩 달라진다. 잘 나온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협상’은 ‘해운대’ ‘국제시장’ ‘히말라야’ ‘공조’ 등을 탄생시킨 JK필름의 작품이다. 특히 이 영화는 이종석 감독의 첫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날 것의 현장감을 극대화한 실시간 이원촬영이라는 파격적인 촬영 방식을 택해 극의 밀도를 높였다. 114분의 러닝타임동안 숨통을 조이는 긴장감과 리얼리티, 입체적인 캐릭터 등은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출력을 자랑한다.

이종석 감독은 “오랫동안 준비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가족들 모두 미국에 산다. 한국에서 영화를 하고 싶어 15년 전에 들어왔다. 15년 만에 감독이 돼서 어머니가 좋아하신다. 너무 기쁘다”라고 소회를 밝히며 “현빈, 손예진 씨와 작업은 한 마디로 영광이다. 첫 영화에 이런 배우들을 만나 기회를 잡은 감독은 많지 않다. 작품을 같이 연구하고 시나리오를 고치면서 같이 만들어갔다. 현장에서 이정도 급의 배우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연기하는지 고민들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라고 만족했다.

9월, 추석을 앞두고 개봉하는 ‘협상’은 ‘물괴’ ‘명당’ ‘안시성’ 등 쟁쟁한 작품들과 경쟁을 펼친다. 이러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협상’만이가지는 장점을 묻는 질문에 이종석 감독은 네 가지를 예로 들었다. 그는 “먼저 현빈, 손예진 최고 배우들의 연기 대결이다. 그전에 보지 못했던 모습들을 볼 것”이라며 “이어 긴장감이다. 음악, 사운드 등을 신경 써서 2시간 동안 이어질 수 있는 긴장감과 서스펜스가 있다. 세 번째는 다 사극이더라. 유일한 현대극이기도 하고 범죄 오락이라 편하게 오셔서 볼 수 있다. 마지막은 유일하게 여자주인공이 주연으로 나섰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손예진, 현빈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계 대표 개성파 배우 김상호, 장영남, 이문식, 장광, 조영진 등이 출연,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자랑한다. 묵직한 연기로 극의 밀도를 더하고,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손예진과 현빈의 팽팽한 맞대결을 그린 ‘협상’은 오는 19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14분.

전예슬기자 jeonys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