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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 ‘나랏말싸미’, 한글이 탄생되던 그 날은 위대했다

기사 등록 2019-07-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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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랏말싸미'가 오는 24일 개봉된다/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

이 간단한 문자는 누군가의 인생이었다. ‘나랏말싸미’는 집현전 학자들이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완전히 깨부수고 새로운 가설을 정립해냈다.

‘나랏말싸미’는 나라의 가장 고귀한 임금 세종과 가장 천한 신분 스님 신미가 만나 백성을 위해 뜻을 모아 글자를 만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조선만의 글자를 창제하고픈 세종대왕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지만 한자처럼 ‘뜻’에 근본을 둔 글자에서 도움을 받으려니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때 ‘팔만대장경’의 언어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얻은 세종은 언어에 능통한 신미스님을 궁에 들인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불교가 역적으로 몰리던 시대. ‘훈민정음’을 창제하기 위해 모인 스님들은 아무도 모르게 궁 안에 숨어 새로운 문자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모은다.

이미 수많은 매체에서 소비된 세종대왕이라는 이미지를 새롭게 풀어내는 것은 그 어떤 배우에게도 큰 숙제였을 것이다. 하지만 송강호는 해냈다. 특유의 눈빛과 목소리 톤으로 캐릭터에 색깔을 입히며 기존의 세종대왕 이미지를 완벽하게 탈피해낸 송강호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

박해일의 정확한 발음은 이번 영화에서 빛을 발했다. 영화가 대부분 대사로 이루어지다보니 배우들의 발음과 목소리 톤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박해일은 이 모든 걱정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완벽한 딕션과 차분한 연기 톤으로 영화가 주는 감동을 배가시켰다.

故전미선 배우는 극 중 소헌왕후의 역을 맡았다. 스크린, 브라운관, 무대 불문하고 종횡무진하며 매 작품에서 ‘명품’ 연기를 선보인 그는 송강호, 박해일과 환상의 호흡을 맞추며 최고의 시너지를 발산했다.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전미선은 영화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한글의 탄생’을 둘러싼 통념을 깨고 오늘의 우리를 돌아보게 만들고 싶었다는 조철현 감독의 뜻이 가득 담긴 영화 ‘나랏말싸미’.

한글을 둘러싼 수많은 가설들이 존재하겠지만 이 영화는 어떠한 가설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훈민정음에 모든 일생을 바친 인물에 대해 감사함을 전할 뿐.

각자 타고 온 종교는 달랐지만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만은 함께였던 세종대왕과 신미 스님. 그들의 뜻이 2019년의 백성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까. 오는 24일 개봉.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