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송선미의 독보적 연기 내공이 완성한 홍상수 미학의 새로운 정점
영화 '그녀가 돌아온 날'은 홍상수 감독의 서른네 번째 장편 영화다. 그리고 이 영화는 베를린 국제영화제 7년 연속 초청이라는 대기록까지 세운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온전히 지탱하고 빛내는 주인공은 단연 배우 송선미다.
이 영화는 이혼 후 오랜 공백을 깨고 복귀하는 여배우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다루며, 안상수 영화 특유의 '형식적 반복'이 주는 '피로감'(?)을 송선미라는 배우의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정면 돌파한다.
롱테이크로 진행되는 인터뷰 장면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극도의 자연스러움은 단순한 연기를 넘어선다. 그것은 차라리 배우 송선미 본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맑고 투명하다.
의도된 작위성을 모두 걷어낸 자리에 남은 그녀만의 특유의 건조하면서도 섬세한 연기 톤은, 관객으로 하여금 극 중 인물의 삶과 내면에 깊숙이 동화되게 만드는 '놀라운 마력'을 발휘한다.
-'쉬운 영화'의 인위성을 깨부수는 송선미의 담담하고 솔직한 고백.
극 중 인터뷰 상황을 통해 영화는 관객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관객을 인위적으로 울리고 웃기며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드는 일반적인 상업 영화들을 '쉬운 영화'이자 '인위적인 영화'로 평하며, 과연 그것이 진실한 영화인가를 반문한다.
감정을 조작하여 자본을 벌어들이는 영화적 관습에 맞서, '그녀가 돌아온 날'은 배우가 살아온 궤적을 있는 그대로 투영하는 '솔직한 영화'야말로 새로운 형태의 진정한 영화라는 사실을 그는 웅변한다. 송선미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하지만 동시에 '과연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가'라는 묵직한 의문과 성찰을 남긴다.
어둡고 힘든 세상 속에서 겪어낸 수많은 체험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뇌, 그리고 삶의 순간들을 끊임없이 해석하고 단정 지으며 살아가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반문이 송선미의 눈빛과 목소리를 통해 관객의 가슴에 와닿는다.
-홍상수가 끌어내고 송선미가 완성한, 오직 그녀만을 위한 시네마
홍상수감독과 배우 송선미. 두 사람의 인연은 깊다.
영화 '해변의 여인'을 시작으로 '북촌방향', '밤의 해변에서 혼자', '강변호텔', '도망친 여자', '탑', '우리의 하루'를 거쳐 이번 신작에 이르기까지 송선미는 홍감독과 무수한 호흡을 맞춰왔다. 이번 작품은 어찌 보면 홍상수 감독이 배우 송선미 내면에 숨겨진 진짜 모습을 세상 밖으로 온전히 끌어내기 위한 헌정이다.
30년 가까운 연기 이력을 지닌 베테랑 배우로서 그녀가 다채로운 상업 영화와 드라마에서 쌓아 올린 탄탄한 내공은, 이 '작고 단단한 '예술 영화'' 안에서 더욱 '찬란한 결실'로 맺어졌다. 세상의 뜨거운 관심과 평가 속에서도 송선미는 지극히 담담하다.
대중의 시선에 의지하거나 타협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삶의 무게를 깨치고 나오려는 그녀의 의지는 이 영화를 감독의 영화가 아닌 오롯이 '송선미의 영화'로 명명하게 만든다. '그녀가 돌아온 날'은 결국 배우 송선미라는 한 인간의 깊이를 증명하는 '가장 아름다운 기록'이다.
과연 배우 송선미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들은 무엇일까? 영화 속 그의 목소리, 그의 몸짓, 손짓 하나하나에 우리는 끊임없는 의문을 던진게 한다. 우리는 진짜 잘 살고 있는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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