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정책은 정권이 바뀔때마다 바뀐다.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한 때다. 사진은 금융권의 대출이자를 받아보고 의논하고 있는 부부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완전히 새 판을 짠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금융 정책은 정권의 지향점이 변할 때마다 규제의 강도와 방향이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보다 정권의 입맛에 맞춘 단기 처방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한국형 규제 패턴이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정책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이재명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세력에 연일 강력한 경고를 보내면서, 부동산시장이 잔쯕 긴장하고 있다.
금융정택은 토지규제지역에 강력한 대출억제 정책을 펴고 있고, 최근엔 사업자대출로 주택을 구입한 일부 주택매수자들에게 형사처벌과 세무조사까지 가능하다며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투기새력을 엄단해야 하지만, 일관성없는 정부정책으로 피해보는 소서민들도 매우 많다면서, 정교한 금융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길주 연구위원이 발표한 '주택 시장 소수성과 금융규제의 중심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중심으로'(주택금융연구)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한국의 LTV와 DTI 등 핵심 금융 규제는 강화와 완화의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금융 당국이 특정 지역의 집값 급등이나 가계부채 증가세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지만 거래 절벽이나 경기 둔화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규제를 푸는 행태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금융 규제가 시장 안정이라는 장기적인 규칙으로 작동하기보다 당시의 경기 상황이나 정치적 필요에 따라 핸들을 조정하는 단기 프로젝트처럼 운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같은 문제를 꼬집었다. '주택 시장의 방향과 주택 공급 방식의 방향 LTV, DSR, 보유세 중심으로'(KDI) 보고서는 LTV와 DSR 등 금융 지표들이 시장 안정의 핵심 도구로서 일관된 원칙하에 관리되기보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극과 극을 달렸다고 분석했다. 정권 초기에는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해 규제 상한을 대폭 축소하며 총력을 다하다가도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면 돌연 규제 완화로 급선회하는 식이다. KDI는 이러한 강화와 완화의 반복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기다리면 규제는 결국 풀린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준다고 지적하며 금융 규제를 정치적 수단이 아닌 상시적인 위험 관리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정 정권의 문제를 넘어 한국 주택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짚은 연구도 존재한다. 이재우 교수 등이 참여한 '한국 역대정부의 주택정책대상 연구'(한국주택학회)는 역대 정부의 주택 정책 성과를 비교 분석하며 정책의 연속성 결여를 최대 문제로 꼽았다. 정책이 임기응변식으로 추진되면서 일관성이 결여되어 국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세와 금융 그리고 공급 등 정책의 근간이 정권 교체기마다 통째로 바뀌는 구조적 결함이 존재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전임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강화한 대출 규제를 후임 정부가 경기 부양을 이유로 즉각 되돌리는 식의 행태는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한국의 주택 금융 정책은 가계부채와 자산 시장을 관리하는 상시적 안전장치가 아닌 정부의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휘둘리는 가변적 도구에 가깝다. 학계는 LTV와 DSR 같은 강력한 규제 수단이 전문가들의 데이터와 확고한 법적 규칙에 의해 작동하기보다 정무적 판단에 의해 수시로 손질되는 현실을 우려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번엔 잡겠다는 구호와 함께 규제를 쏟아내고 다시 다음 정부가 이를 뒤집는 패턴이 반복되는 한 시장의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정부가 정책 일관성을 상실할수록 시장은 정책에 따르기보다 버티기와 기회주의적 투자로 응수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