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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희의 팔도유람기]여주편 "값비싼 명품구두보다 못생긴 나의 운동화"-18

기사 등록 2016-08-25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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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기자]별난 트로트가수를 만났다. 172cm의 큰 키와 서구적인 외모, 우월한 몸매를 갖춘 장태희다. 그는 지난 2010년 EP 앨범 'Modern Trot' 으로 데뷔해 어느덧 6년차 트로트가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장태희는 전국팔도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전국팔도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이 넘쳐난다는 장태희. 재치있게 풀어낸 장태희의 팔도유람기들을 혼자 듣기엔 아쉬워 시리즈로 이슈데일리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편집자주>

‘트로트계의 이하늬’ 장태의 열 여덟번째 이야기. 이번 편은 경기도 여주에서 열린 '로타리 클럽' 회장 취임식 행사와 유랑길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매일 찾은 한강 세빛섬에서의 추억이야기가 펼쳐진다.

이하 장태희의 원문

부평의 콘서트게스틀 마치고선 곧장 여주 한 호텔에서의 로타리클럽 회장취임식 초대가수로 섭외가 됐다. 행사의 성격에 따라 의상도 멘트도 노래의 선곡도 때론 달라진다. 한껏 차려 입은 신사들의 집합소였다 화이트 카라의 원단 좋은 슈트를 입은 그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

평소 어린 시절 첫 직장이고 실습장이기도 했던 이유에서인지 호텔라운지는 고향같이 향수가 묻어나는 곳 이기도하다. 유독 천장이 높은 호텔의 볼륨은 9등신의 내가 작아 보일 정도로 웅장했다.

평소 큰 통창을 좋아했던 터라 있는 내내 행복했다. 트로트가수 특히나 행사에서는 어떠한 대본도 각본도 없는 상황에서 현장의 분위기에 따라 말재간으로 작은 쇼를 만들기도 한다.

그럴 땐 행사의 주최자 오늘의 주인공을 무대 위로 불러내 시선을 집중시키고 거절 못할 질문으로 작은 용돈을 챙기기도 한다. 오늘 새로 취임된 회장님역시 지갑을 열고야 마셨다. 참 돈이 뭔지 눈이 번뜩 떠진다아닙니까ㅡ

“앞으로 큰 수레를 끌고 나가실 분이신데 쓸덴 쓰시고 지갑을 열다 못해 떡하고 맡기시니 로타리클럽 살림살이 잘 되실 겁니다. 이 멋진 회장님께 박수“

몸짓 눈짓 이야기 있는 이유 있는 쇼를 마치고 짭짤한 땀방울 그 정직한 보람의 하루를 정리하곤 집으로 향한다.

화려한가면의 화장을 벗고 헤져있지만 내 발모양에 맞게 벌어져 늘어난 못생긴 내 운동화를 신고 한강을 나간다. 값비싼 명품구두보다 나와 유랑을 함께한 추억이 있는 못생긴 운동화가 나는 더 좋아. 시간이 날 때 마다 거르지 않는 나만의 운동 나만의 시간이다. 아무리 우울하고 평정심을 찾기 힘들 때 밖을 나와 걷다보면 마음에 맑은 빛이 깃든다. 건강한 생각은 건강한 몸에서 나온다.

“내가 지금 걷는 이 곳. 그리고 이풍경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너를 기다리는 너의 아파트”

윤수일 선배님의 아파트. 정말이지 공감이고 사실인 우리얘기구나 저 사각형 빛나는 상자 안에의 이야기들이 만들어내는 세상이야기들에 귀 기울여 봐야해. 트로트는 초가삼간이고 트로트는 아파트다. 찰나 노을이지는 장관을 넋을 놓고 바라본다.

처음 보는 애니메이션의 작품과 어우러지니 나는 하늘이 옷을 갈아입는 그 야한 찰나를 보았다. 별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평범한 진짜의 행복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반포대교 세빛섬. 거리의 청년이 목을 놓아 부르는 서울의 달. 저 달이 너무 처량해 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 빈 가슴안고 사는 구나~ 얼마나 노래가 좋으면 기타하나 울러 메고 벤치에서 공연을 할까. 근사하게 차려입고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TV 방송이 되는 공연은 아니지만 세상은 위를 봐도 끝이 없고 아래를 보아도 끝이 없는 다양사를 떠올렸다. 그 청년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뜨거운 박수로 마음을 대신했다.

저녁 밤, 한강조깅을 하며 강변을 뛰다 여느 때와 같이 온 사방의 야경을 눈에 담고 있었다.
강가 저 한가운데 이상한물체가 보여 자세히 보더니 칠흑 같이 어두운 곳에서 3분의2 가량 물에 잠긴 제트스키를 부여잡고 홀로 헤엄치는 사람이었다.

다들 앞 만보고 걷기 바빴고 반대편에서 오던 아저씨는 멈춰선 내게 세빛섬 쪽에서도 저러고 있더니 100미터를 헤엄쳤나보다고 웃으며 얘기한다. 그리고 2명모이니 3명 5명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다들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만 보고 있었다. 기가 막혀 나는 119에 신고를 했고 차근히 설명을 했다.

수상구조대가 왔고 오다가 못 찼고 돌아가는 안타까운 영화의 한 장면이 바로 내 눈앞에 펼쳐졌다. 다시 통화해 배를 돌리라며 소리쳤고 다시 불빛은 제자리를 찾아갔다. 구조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고서야 안심이 됐는데 구조되자마자 다리가 풀려 털썩 주저앉은 모습에 더 놀랬다. 물이 차지 않아 다행인 듯 했으나 이미 힘이 다 빠진 상태였고 다리가 저리거나 했음 바로눈앞에서 순식간에 사고현장이 됐을 거다.

출발 전 그토록 배터리 충전이 하고 싶더니만 아무튼 한명의 목숨을 구한 것 같아 맘이 좋았다. “어어어어어어어어”하다 사고 났는데 사람들은 어찌 그리 구경만 했을까? 사람을 구했다는 보람에 여자 슈퍼맨처럼 돌아서 다시 걸으며 그런 생각을 했어. 앞만 보고 자기 갈 길만 갈 때와 다르게 옆도 뒤도 보고 가다보니 사람도 구하네 싶더란 거지. 밤바람 강바람 느끼는 나의 감성이 오늘 큰일을 한 거야. 동서남북 다보자이거야!

가수가 TV에 안 나오는 시간에 노는 게 아니야. 더 바쁘다고 휴가의 타이밍을 놓쳐 서울근교로 휴식을 취하러 가는 길. 타게 된 택시에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의 기사님과 재미있는 세상뉴스를 주고받았다.

“기사님은 전라도분이시고 해병대를 나오셨나 봐요”

아저씨는 숨도 안 쉬고 웃으시며 휴게소에서 3천원주고 산 뺏지라며 실토하셨다.

택시비를 때먹고 도망가는 손님들이 있었는데 돈 만원 때문에 경찰서가면 일당도 못채우고 손해가 막심이라 참았는데 저 해병대 뺏지를 달아 놓고 나니 그런 손님이 많이 줄었다면 브이를 하셨다.

한바탕 웃고 돌아서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선생이 매를 들어야 학생이 말을 잘 듣고 센척을 해야 겁낸단 말인가. 어른아이. 한대 맞고 두 대치던 나는 어디가고 열대 맞고도 참는 내 자신을 돌아볼 때 스스로 기가 막힌 적이 가끔 있다.

지난밤 어머니께서 참을 인의 얘기를 들려주셨다. 어느 도인이 화가 날 때는 3번만 참으라고..했는데 어느 날 부인이 한 스님과 부등켜안고 있는 뒷모습을 본 것이다. 남편이 돌발적인 행동을 하고 싶었으나 스님의 말씀이 생각이나 참았단다. 그때 그 스님이 일어났는데 알고 보니 부인의 여동생이 비구니가 된 것이다. 참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소름이 돋는 이야기이다.

가끔은 멀쩡한 얼굴을 하고 정신이 병이 들어 누가 봐도 노멀하지 않은 언행을 하는 이 들이 있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해결책은 피하라는 것이다. 때론 공인이라는 약점을 무기삼아 무차별적인 공격을 해 사건사고가 많이 나기도한다.

칼보다 총보다 더한 말과 글로 말이다. 법이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제도권 내에서 때론 기관이 직업이 부모가 내 남편이 나의 울타리가 돼주기도 할 것이다.그 울타리에서 의미를 찾으려 한다면 그 의미가 퇴색돼 버리면 또 어디론가 떠돌며 맘은 방황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의 울타리를 다져야 한단 것이다. 나의 삶, 나의 생각대로 당당히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때론 예쁘고 사랑받는 가녀린 여자이기 전에 함께 동등할 수 있는 자립적인 인간이 먼저 되고 싶다.

현재는 노력의 과정의 겪어 내고 있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예술성을 펼치는 사람들 속에 같은 곳을 바라보는 멋진 동료애도 좋고 때론 다른 직업을 가진 이들과의 만남에 서로의 신비감도 느끼며 취미로 공감대로 서로를 알아가며 거부감 없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해대는 무례함 없이 물드는 관계가 이상적이지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평정심을 찾기 힘들 때 최선책은 모든 나의 결정이다. 어른의 가면을 쓰고 미성숙한 아이를 품고 사는 그들을 통해서 나는 진정한 어른이 되는 공부를 하게 된다. 참 아이러니 하지? 어른아이를 통해 참 어른이 되는 이 과정 말이야.

날 힘들게 하는 모든 시련의숙제가 지혜를 끌어내는 나만의 보석이다. 난 그 보석을 갖고 참 괜찮은 사람으로 여유 있게 미소 지을 거란 이 말이야! 어제는 사람도 구했고 오늘은 사람한테 얻어맞고 내일은 된장. 사람 때문에 감동할 날 있으려나. 파도야 힘차게 쳐라 그 파도 즐기고 있으니 바라는 마음이 있어 괜스레 상대에게 서운한 거고 방식이 다른 것에 탄할 필요도 없고.

저희 어머니께서 살면서 ‘우야노 우짜꼬’하는 사람하고 가깝게 하라 하시대여. 그것이 진정한 공유이고 공감인 듯요. 글만한 진심이 또 어데 있을까요. 마음에 관문이 있어 결과로 위치로 평가 받지 많은 적어도 내가 만들어 갈 인과관계는 그 과정에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도 최선을 다했다면 미련 없을 테니까. 학교에서 배운13과목의 지식을 그리 쓸 일이 많지는 않는걸 보니 내가 만들어갈 인생지침서는 흥미롭다. 유유상종 번잡스러움과 단출함. 살펴봄과 바라봄. 브레이크의 투시 거르고 걸러 황금빛 사금의 인연을.